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는 유럽의 중심 국가로서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고물가, 에너지 위기,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복합적인 변수들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재, 프랑스는 어떤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프랑스의 경제 현황을 짚어보고, 핵심 산업과 정부 정책, 그리고 향후 전망까지 폭넓게 살펴보겠습니다.
프랑스 경제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
2024년 들어 프랑스 경제는 조심스러운 균형 위에 서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회복세에 올라탄 듯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 에너지 가격 급등 등 예상치 못한 외부 변수들이 연이어 터지며 프랑스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프랑스의 GDP 성장률은 1.1% 수준으로, 유럽 주요 국가 중에서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숫자만큼 상황이 녹록한 건 아닙니다. 체감 경기는 여전히 무겁고, 서민들은 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요금과 식료품 가격은 서민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상한제를 도입하고, 에너지 보조금도 확대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프랑스 내에서는 “국가가 비용을 미루고 있을 뿐”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죠.
그나마 노동시장에서는 다소 희망적인 흐름이 보입니다. 실업률이 7% 초반까지 떨어졌고, 특히 청년 고용률은 눈에 띄게 개선되었습니다. 이는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고용 인센티브, 직업 훈련, 스타트업 지원책 덕분입니다. 다만 이런 수치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습니다.
한편 프랑스의 국가 부채는 GDP 대비 110%를 넘어서면서 유럽 내에서도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친환경 전환, 디지털화 등 미래 투자에 집중하고 있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재정 운용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산업별 대응 전략: 위기 속 기회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프랑스는 주요 산업을 중심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조업, 관광, 에너지 분야는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조업은 단순 생산에서 첨단 기술 산업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에어버스는 팬데믹 기간 중 위축되었던 항공 수요 회복에 맞춰 생산 라인을 다시 가동하고 있고, 탄소 중립 항공기 개발도 착실히 진척 중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반도체 분야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유럽 내 기술 자립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관광산업은 2023년을 기점으로 확실히 살아났습니다. 파리 시내엔 다시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나고, 소도시들 역시 관광 인프라 정비와 지역 특색을 살린 마케팅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특히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관광, 외식, 숙박업계를 대상으로 대규모 지원을 펼치면서, 관련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기대감이 퍼지고 있습니다.
에너지 분야는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원자력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투자에도 힘을 싣고 있습니다. 태양광, 풍력 설비 확장에 더해 수소 에너지 연구도 본격화하고 있으며, ‘프랑스 2030’ 전략 아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 중입니다.
정부 정책과 향후 프랑스 경제의 방향성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 정책 기조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국가 경쟁력 회복"입니다. 코로나 이후 국가 재정을 투입해 위기를 막았다면, 이제는 구조 개혁과 중장기 전략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법인세는 단계적으로 인하되었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법 개정도 계속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 그린에너지,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세제 혜택과 투자유치는 유럽 내에서도 경쟁력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쉽지 않은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연금 개혁입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고, 정부는 정년 연장을 포함한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반발도 거센 만큼, 향후 개혁안의 방향은 프랑스 경제의 정치적 안정성과도 직결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입니다.
앞으로 프랑스 경제는 유럽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국제 유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은 긍정적입니다. OECD와 IMF 모두 프랑스가 2025년부터는 연간 1.5% 안팎의 안정적인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이는 현재의 정책들이 점차 효과를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프랑스는 현재의 복합적인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전략적인 정책과 산업별 대응을 통해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물가, 부채, 고용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도 분명 존재하지만, 정부와 산업계의 유기적인 협력은 미래를 준비하는 확실한 발걸음이 되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이나 프랑스 진출을 고민하는 개인과 기업에게 있어, 지금이야말로 프랑스 경제를 면밀히 분석할 최적의 타이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