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잊고 지냈던 단어가 있습니다. “신흥국”.
솔직히 말하면, 저한텐 좀 낡은 단어였어요.
언제부턴가 매년 나오는 기사 속에서만 “성장 잠재력”이란 말과 함께 반복되던 그 단어.
처음엔 진짜 기대도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몇 번이고 기대가 꺾이다 보니, 이젠 그런 얘기 들어도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요즘, 정말 오랜만에 그 단어가 제 머릿속을 다시 스치기 시작했어요.
그냥 언론 플레이 같은 게 아니라, 흐름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자꾸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거, 이번엔 진짜일 수도 있겠다.”
다시 ‘신흥국’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오는 이유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죠. 작년까지만 해도 미국 금리, 테크주, 나스닥 이런 데만 정신 팔려 있었으면서…
요즘은 이상하게 신흥국 얘기만 나오면 귀가 쫑긋해져요. 그만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뜻이겠죠.
첫 번째로 느껴지는 변화는 달러 강세의 꺾임이에요.
그동안 달러가 너무 강해서 신흥국엔 완전 독이었거든요. 외화 빠져나가고, 환율 휘청이고, 투자자들 다 도망가고. 그런데 지금은 그 흐름이 멈췄어요.
시장에선 “이제는 다시 자금이 들어올 때”라는 말이 슬슬 나오기 시작했죠.
두 번째는 중국 리스크 때문이에요.
예전엔 “신흥국” 하면 곧바로 “중국”이었죠. 하지만 지금 중국은 예측이 어려운 나라가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한 거예요. “그럼 그 옆엔 뭐가 있지?”
그래서 눈에 들어오는 게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들이에요.
세 번째는 이제는 진짜 실체가 보인다는 점이에요.
예전엔 가능성과 이론만 잔뜩 있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도시, 인프라, 기업, 소비자까지 직접적으로 변하고 있는 게 보이니까요.
여행 다녀온 친구들도 말해요. “야, 이제 베트남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바뀌고 있어.”
신흥국, 다 같은 신흥국이 아니다
이건 꼭 짚고 가야 해요. ‘신흥국’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에요.
마치 “한국”과 “북한”을 같은 ‘한반도 국가’로 묶을 수 없는 것처럼요.
인도는 요즘 진짜 눈에 띄어요.
GDP 성장률, 인프라 확장, 글로벌 기업 유치까지. 게다가 젊은 인구가 정말 많아요.
가끔 뉴스를 보면 “중국이 주춤하는 사이, 인도가 치고 올라온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에요.
베트남도 예사롭지 않아요.
제가 예전부터 베트남엔 관심이 있었는데, 그땐 그냥 제조업 중심의 나라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내수 소비’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어요. 백화점, 카페, 스타트업, 다 살아 움직여요.
인도네시아, 브라질은 자원과 인구로 승부를 봅니다.
전에는 통화가 불안정해서 걱정이 많았지만, 요즘은 정치와 경제 시스템 자체가 조금씩 안정되어 가는 모습이 보여요.
신흥국 중에서도 ‘이제는 말뿐이 아닌, 진짜 행동하는 나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거죠.
그럼, 지금 들어가도 될까?
이게 제일 중요한 질문이죠.
“지금 신흥국 투자, 해도 되는 걸까?”
사실 전 이 질문 앞에서 항상 망설여요.
왜냐면 신흥국은 늘 변수가 많고, 아직도 불안정하거든요.
정책 바뀌면 시장이 뒤집히고, 통화가 흔들리면 수익 다 날아가고. 이건 현실이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저는 이런 생각을 자꾸 하게 돼요.
“그런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 이제는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나?”
무턱대고 들어가는 건 당연히 위험하죠.
그런데 ETF나 펀드처럼 간접 투자 방식으로 신흥국에 발을 들이는 건 이제 충분히 ‘현실적인 선택지’가 됐어요.
예전엔 ‘꿈’으로만 보였던 시장이, 이제는 ‘준비된 사람에게 보상해주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거예요.
그게 지금 신흥국이 가진 변화의 본질이라고 저는 믿어요.
마무리하며: 이젠 관점부터 바꿔야 할 때
신흥국이라는 단어에 너무 많은 선입견이 붙어 있는 것 같아요.
“위험하다”, “예측 불가능하다”, “소문만 무성하다”…
근데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놓쳤던 건, 시장이 아니라 관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부터’가 중요한 시장이고,
남들이 다 몰려들기 전에 먼저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게 결국 투자에서 말하는 ‘선점’ 아니겠어요?
저는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그 조심스러움 속에 기대와 흥미가 함께 들어 있는 게…
바로 지금 신흥국 시장을 바라보는 제 솔직한 마음이에요.